주식 투자를 하면서 참고하는 가장 기본적인 자료는 시황과 기업 실적등 펀더멘털 지표와 차트. 거래량. 수급(신용과 대차거래 포함)등 테크니컬 지표다. 이론적 가격이 수요와 공급의 균형점에서 결정되듯이, 주가는 매수(수요)와 매도(공급)의 균형점에서 결정된다. 시장에 자금 풍부하여 수요가 많든 지, 강력한 수요를 유발하는 호재가 있든지 등을 확인하는 것이 시황 분석이다.
수급을 판단할 때는 흔히 외국인, 기관(국내기관), 개인으로 분류한다. 상승하든 하락하든, 시장은 강력한 방향성을 갖는 자금이 유입될 때 움직인다. 시장이 추세적 방향을 잡지 않고 등락하는 경우는 자금의 추가 유입이나 유출이 없기 때문이다. 실전에서는 거래 주체별 성향에 따라 매매 타이밍과 목표수익률 등이 확연히 다르고 매매 타이밍도 다르다.
외국인들의 수급 측면에서는 글로벌 분산 투자를 하는 인덱스 자금이 가장 크다. FTSE지수나 MSCI 지수를 추종하는 글로벌 IB(투자은행)들의 인덱스 자금이 전 세계 시장의 대표적인 큰손이다. 이들은 글로벌 시황과 국가별. 산업별 시황에 따라 중장기 투자를 한다. 우리나라는 이머징마켓으로 분류되어 있으며, 그들의 이머징마켓 전체 비중과 그 안에서 다시 한국 비중에 따라 대규모 자금을 운용한다. 대부분의 경우 그들이 자금을 들여오느냐 빼내 가느냐에 따라 한국 증시의 상승과 하락이 좌우된다.
글로벌 인덱스 자금이 바라보는 한국 시장은 아주 큰 시장도 아니고 약간은 위험하다고 생각되는 시장이다. 그래서 금융시스템을 위협하는 위험이 발생하면 한국 시장에서 빠른 속도로 자금을 빼 간다. 이정한 비율 이상의 자금 유입이 없기 때문에 우리 시장은 자체적으로 레벨 업되지는 못한다고 봐야 한다. 주가가 많이 하락하여 외국인들 입장에서 비중이 줄어들었거나 원화가 추세적으로 강세가 되어 환차익이 발생하는 기간에 연속적인 매수 유입이 되고 시장도 상승한다.
외국 연기금과 대형 인덱스펀드 들은 중장기 투자 자금으로 불 수 있다. 단기 성향의 자금으로는 대형 IB의 아시아계 액티브형 편드들이나 로보펀드, ETF연계 매매 등이 있다. 한국 시장과 개별 주식들을 잘 아는 펀드매니저들이 단기 시세차익을 위한 거래를 한다. 특히 최근엔 수천억에서 조 단위의 자금으로 일정한 매수 및 매도 시그널에 의해 기계적으로 매매하는 알고리즘 거래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 시스템 매매는 기업 가치보다는 단기 이벤트나 테마, 차트 추종 방식으로 이뤄져 목표수익률이 낮아서 대부분 단기거래가 많다.
기관에는 중장기 투자 성향의 연기금과 은행. 보험 등이 있고, 단기 성향의 투신. 사모펀드. 금융투자 등이 있다. 투신이나 자문사 등에는 물론 가치 투자나 인덱스형의 중장기 투자를 지향하는 자금도 있지만, 단기 성과를 올리려는 액티브형 자금을 주로 운용한다.
중. 소형 개별 종목들의 움직임은 액티브형 펀드의 매매에 큰 영향을 받는다. 중장기 성향의 자금들은 당장 주가가 상승하지 않더라도 시황과 기업 가치를 기준으로 꾸준히 저가 매수하는 형태를 보인다. 그와 반대로 단기 성향의 자금들은 단기 시황이나 테마, 모멘텀을 기준으로 단기에 집중적으로 매수 진입 후 목표수익이 발생하면 곧바로 차익 매도를 한다. 특히 사모펀드나 액티브형 투신 자금, 금융투자에서 단기매매가 많다. 단기 성과 평가의 영향으로 모멘텀 위주의 개별 중. 소형주 매매를 하기 때문이다. 이들의 매매 행태는 개인 투자자 중 전문 투자자들과 거의 유사한데, 그들의 이력이 비슷하기 때문일 것이다. 펀드매니저나 증권사 직원 또는 애널리스트로 활동하다가 전업 투자자로 전향한 이들이 많다. 그들은 개인 투자자이지만, 윤용 자금도 많고 조직을 갖추고 투자하는 경우가 많다.
기관은 세부적으로 금융투자, 보험, 투신, 은행, 기타 금융, 연기금, 사모펀드, 국가 지자체, 기타 법인 등으로 분류한다. 기관별로 운용자금의 규모가 다르고 투자 전략도 다르다. 당연히 전략과 성향에 따라 거래하는 종목도 다르다. 은행이나 보험의 연금저축을 운용하는 매니저들은 단기매매를 하지 않는다. 운용 자금이 장기적이라는 특성을 갖기 때문이다. 반면 연기금이나 지자체 등에서 자금을 위탁받아 운용하는 투신이나 자문사 등은 성과를 분기. 반기. 온기로 나누어 평가받기 때문에 그 안에 성과를 내야 한다. 따라서 그들이 투자하는 종목의 주가도 단기적으로 크게 움직이기 마련이다. 기관의 매수라고 하더라도 어떤 규모, 어떤 전략을 갖고 있는 자금이 유입됐는지에 따라 주가 움직임은 확연히 다르다. 특히 자금을 운용하는 매니저들의 성향에 따라 주가 움직임은 다를 수밖에 없다.
개인은 일반 개인 투자자, 비교적 큰 자금과 소규모의 운용사 조직을 구성하고 전업으로 투자하는 전문 개인 투자자로 분류할 수 있다. 대부분의 개인은 전문가들의 조언을 참고하여 투자한다. 시황이 강세여서 종목들이 상승하는 기간에는 수익을 내지만, 어려운 시황이 되면 손실을 볼 확률이 높다. 대부분 본업이 있고 주식 투자는 재테크로 하기 때문에 직접 종목을 발굴하거나 깊이 있는 분석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개인 투자자 대부분은 시황에 연동되는 투자를 한다. 반면 전업 투자자들은 자신들만의 투자 원칙과 기법을 갖고 있고, 네트워크를 통해 정보도 공유한다. 자금력과 응집력이 있기 때문에 중. 소형주는 그들의 힘에 의해 등락하는 경우가 많다. 개인 투자자들이 기관이나 외국인에 비해 장점이 있다면, 빠른 판단과 집중적인 투자 그리고 단기거래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투자 판단의 의사결정이 느린 기관들은 시황이나 테마의 빠른 변화에 개인보다 대응이 느리다. 전문 개인 투자자들이 중. 소형주나 테마주에 모멘텀 투자를 하는 이유가 이것이다. 시장이 상승한 후 박스권 상황이 되면, 상대적으로 개인 투자자들의 영향력이 커지고 중. 소형 개별 종목 장세가 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런 시장에서는 개인들의 자금 움직임을 면밀히 체크할 필요가 있다.
개인들만이 집중하여 거래하는 종목들은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크다. 어떤 투자자들은 이런 종목을 선호하기도 하지만, 가치 투자나 추세적 중기 투자를 하는 사람들에겐 참 머리 아프게 하는 종목일 것이다. 이런 종목들의 특징은 시가총액이 낮고, 실적 역시 안정적이지 않고 해마다 또는 분기마다 들쭉날쭉하다. 보통의 경우 재료, 테마에 의해 등락한다. 단기거래는 기업 가치보다는 수급과 차트 그리고 단기 모멘텀에 의한 주가 움직임을 이용한 거래다. 따라서 좋은 기업이라고 다더라도 당장 주가 움직임이 없는 주식보다는 기업가치와 상관없이 주가 변동성과 유동성이 좋은 주식이 더 적합하다.
단기적으로 큰 유동성과 변동성이 나타나는 주식에서는 단기 성향의 액티브형 자금을 운용하는 외국인이나 기관의 영향력이 크다. 일부 사모펀드나 금융투자, 투신 등 단기 성향이 강한 주체들이 매수하여 급등시키는 주식들도 있다.
롱텀펀드 등의 중장기 자금이 유입되며 꾸준히 매수하는 주식은 수급상으로 외국인 또는 기관이 꾸준히 매수하는 것이므로 좋아 보일지는 몰라도 당장의 주가 움직임이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 단기거래자가 이들의 장기 투자 수급을 추종할 경우,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고 매도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어떤 주체, 어떤 성향의 자금이 유입되어 주가를 움직이고 있는지를 파악하여 그 성향에 맞게 거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