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문을 여는 0.5초의 비밀을 읽고서
저자 : 덕명 채장식

남의 사정을 이해하는 말 중에 배고픔을 아는 것만큼 값진 마음은 없을 것이다.
굳이 종교가 아니라도 배고픔을 아는 사람들이 도와주는 미풍은 지금도 많이 나타나고 있다.
잘 나고 잘 배운 사람들이 흔히 하는 말 중에는 '잘 압니다'이다.
그러나 남의 사정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굶어보면 안다.
간단한 방법이다.
보이기 위한 말이나 행동은 겉치레이고 허상이다.
우리의 모습은 사진 찍고 플래카드 거는 보여주는 문화가 정착되었다.
오지 산골에 무슨 물건을 주어도 사진을 찍고 플래카드를 건다.
누가 보기에 그러는지 그 돈이 아까운 줄도 모른다.
말로 잔치를 하면 온 나라 가 배부르다.
건강을 위하여도 한 끼 건너뛰는 것이 좋고 병을 고치기 위한 수단이 되기도 한다.
목적 없는 단식은 굶는 것이 아니다.
정말 없어서 굶는 것을 알아야 한다.
배고픔보다 더 서러운 것이 없다고 했지만 돈 들여 먹고 돈 들여 단식하며 다이어트하고 배고픔만이 굶는 것이 아니다.
호강하는 개의 껌 값도 없는 사람들이 있다.
음식 쓰레기를 돈으로 환산하면 몇 조가 된다고 하는데 사실 그 돈의 환산이 가슴에 와닿지는 않는다.
값을 매길 수 있는 음식 쓰레기를 버려보지를 못했으니 실감이 나지 않는다.
가난은 국가도 면해주지 못한다고 하지만 좁은 땅에서 통반장 동원 하면 금방 찾는 것이 굶는 사람들이다.
회식 한 번 줄이면 10kg 쌀 몇십 포대는 살 수 있다.
맛 집을 찾아 몇십 리 몇백 리 다니며 호화 계추를 하는 사람들 눈에는 굶는 사람들이 보일까?
내 입이 즐겁다고 모두가 행복한 세상이 되지는 않는다.
무릇 인간이란 내가 먹고 싶으면 다른 사람도 먹고 싶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돼지만 보인다.
관공서 사용경비 중에 10%만 줄여도 그 동네 굶는 사람은 없다.
재벌 회장 연봉 10%만 쌀로 기부해도 굶는 사람 없을 것이다.
인심이 각박하다고 말할 것이 아니라 인심이 각박하지 않도록 조금씩이라도 마음을 쓴다면 배고픈 추억을 만들지는 않을 것이다.
왜 이런지 왜 이렇게 되었는지 서로가 손가락질만 할 것이 아니라 주위를 돌아보고 챙기는 것을 국가에만 맡길 것이 아니라 내 주위를 돌아보는 여유를 가져야 하는 기운을 만들어야 한다.
종교도 빌면 된다고 말만 할 것이 아니라 본분에 충실히 하는 자세가 되어야 한다.
성인도 같은 인간이었다.
석가도 마리아도 예수도 고민하는 인간이었다.
같은 인간이면서도 저분들은 왜 인간으로부터 존경을 받고 있는가를 생각하는 것은 인간뿐이다.
짐승이 아니다.
잘못하면 짐승보다 못한 인간이 될 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