삳다르마푼타리카수트라
살달마분타리가소다람
薩達磨芬陀梨伽蘇多覽
묘법연화경
妙法蓮華經
지은이 채장식
덕행품제 1 (德行品第一)
BC1029년 4월 8일에 태어난 고타마싣다르타는 왕자라는 명예도 권력도 재물도 부모도 처자식과도 이별하고 42년 동안 화엄시, 아함시, 방등시, 반야시 등으로 제자를 가르친 석가모니가 이제는 사부대중에게 성불의 뜻을 밝혀야겠다고 영추산에 설법의 자리를 만들고 드디어 자신의 양심을 고백하는 불멸불의 금강석과 같은 무량의 법화경 설법을 남기게 된다.
고대인도 마가다국의 왕사성 근처에 있는 기사굴산이라는 작은 곳에 석가모니가 머무르고 있을 때 큰 비구 일만 이천 명과 큰 보살 팔만 명 그리고 하늘의 천자와 용과 마귀들이 모였다.
또 북쪽을 지킨다는 사천왕인 다문천왕이 권속인 무서운 귀신 야차 등과 동방지국천왕의 부하이고 아이들을 보호한다는 건달바, 귀신의 왕인 아수라, 큰 새들의 왕인 가루라, 음악의 귀신인 긴나라, 큰 뱀인 마후라가 등 큰 귀신들도 모였다.
모든 비구와 비구니 그리고 재가의 남자 우바새와 재가의 여자 우바이도 함께하였다. 또 우주의 중심에 있다는 수미산에서 사천하를 다스리는 대전륜왕, 소전륜왕, 금전륜왕, 은전륜왕과 그 밖의 다른 모든 전륜왕 등이 모였으며 국왕, 왕자, 나라의 신하, 국민, 나라의 선비, 나라의 여성, 나라의 큰 부자와 그들의 식구 백천 명의 대중도 모두 모였다.
이들은 석존을 중심으로 스스로 빙 둘러싸며 앞으로 나아가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리며 발등에 예배를 하고 백천 번을 돌면서 좋은 냄새가 나는 향을 태우고 아름다운 꽃을 뿌리며 여러 가지의 공양을 마치고 모두 물러서서 한쪽으로 앉아 있었다.
인간의 업보를 가르치고 생명을 바르게 하는 석존의 입장에서 설법의 자리에 이렇게 많은 하늘의 용과 사람들 그리고 마귀들을 불러 모아서 설법을 펼치고 있다는 것을 의아해 할 수 있는 일이지만 그리 놀랄 일도 아니었다.
불법이 보여 주는 우주의 힘은 석존만이 아는 불가사의이고 불법이 인간을 지켜준다는 설법으로 받아들여야 했다. 이는 석존 멸후 미래에 펼쳐질 불법의 대혼란에 대한 걱정하는 자비의 설법이었다.
영추산 무량의경 설법에 자리를 같이한 보살들의 이름을 살펴보면 석존을 왼쪽에서 보좌하는 문수사리법왕자, 모든 사람들의 번뇌, 마귀, 장애를 타파하는 대위적장법왕자, 무우장법왕자, 대변장법왕자, 바라문 집안의 미륵보살, 도수보살, 중생의 병을 구완하는 약왕보살이 모였다.
또, 중생에게 약을 처방하는 약상보살, 화당보살, 대의왕인 화광당보살, 다라니에 능통한 다라니자재왕보살, 관세음보살, 대세지보살, 상정진보살, 보인수보살, 보적보살, 보장보살, 월삼계보살,비마발라보살, 향상보살, 대향살보살, 사자후왕보살, 사자유희세보살, 사자분신보살, 자자정진보살, 용예력보살, 사자위맹복보살, 장엄보살, 대장엄보살 등 많은 보살들이었으며 헤아릴 수도 없는 큰 보살 팔만 명도 함께 자리를 하였다. 그야말로 인간의 지혜로는 추량할 수 없는 보살들이었다.
모두 우주 여래의 분신불로 중생제도와 구제 그리고 수호의 의미를 담고 있지만 중생들이 바라보는 시각에서는 눈앞의 이익에만 매몰되어 불보살을 공덕을 주는 대상으로 바라보기 때문에 수행에서 아무 불보살이라도 좋다는 개념이 자리를 잡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 많은 보살들은 모두 법신대사이며 불교의 기본 교리 중의 하나인 삼학으로 바로 보면 심신을 조정하는 계학, 마음을 통일하는 정학, 마음의 지혜를 얻는 혜학, 깨달음과 지신의 깨달음을 아는 해탈지견을 스스로 이룩한 보살들이었다.
이 보살들의 마음은 넓고 깊어 언제나 고요하고 마음을 한 곳에 모아 삼매에 있으므로 편안하고 욕심이 없으며 마음이 항상 깨끗하여 스스로 욕망을 만들지 않는 무위무욕(無爲-모든 법의 실체, 無欲-악에 물들지 않음)의 생명을 기지고 있었다.
또 세상 이치에 상반되는 복잡하고 더럽고 어지러운 생각이 다시는 들지 못하게 하여 마음이 항상 고요하며 맑고 밝고 뜻이 깊고 오묘해서 언제나 넓고 편안한 일념을 갖추고 있었다.
백천억겁을 지나도 스스로 자신의 생명을 지키며 세상의 더러운 미풍에 흔들리거나 움직이지도 아니하고 무량의 법문이 모두 그들의 앞에 나타나니 스스로 큰 지혜를 얻으므로 모든 법에 통달하고 모든 성질과 모습의 진실을 밝게 분별하면서 있는 것과 없는 것과 길고 짧음을 사리 판별하여 분명하게 나타나도록 하였다.
또 모든 근기나 성품이나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를 잘 알며 다라니와 가르침에 조금도 머뭇거림이 없는 바로 석존의 모든 가르침을 따르며 스스로 배운 법을 사람들에게 전하여 주었다.
이들은 작은 물방울을 세상에 떨어뜨려 더러운 욕망의 먼지를 씻어 주고 열반의 문을 열어 해탈의 바람을 일으켜서 중생들로 하여금 세상을 살아가면서 이러나는 모든 고통을 없애주고 청정한 불법에 귀의하도록 인도하는 보살들이었다.
인간의 매우 무거운 과거세에 지은 숙업에 따라서 현재의 과보를 받으며 현재의 숙업에 따라서 미래의 고뇌를 받는다는 십이인연의 법으로 과거로부터 가지고 있는 모든 미혹의 번뇌인 무명, 과거세에 번뇌로 만들어진 선악의 행동을 말하는 행, 과거의 행법에 의해서 현세 모태에 의탁하는 마음의 의식, 신심이 태내에서 발육 성장하여 안이비설신의의 육근을 만들기까지와 색수상행식의 오음을 말하는 명색, 육근을 갖추어서 태내로부터 출생하려는 것의 육처(육도), 어린 시정에는 고락의 분별이 없고 사물에 접촉되어 느끼는 것뿐인 촉, 어느 정도 성장해서는 고락을 분별하고 사색하고 받아들이는 수, 사물과 이성을 느끼는 애, 성인이 되어 사물에 욕심을 가지는 취, 취로 인한 현세의 원인에 의하여 미래세에 결과를 정하는 유, 미래세에 출생을 받는 생, 미래세에 늙어서 죽는 노사 등 십이인연으로 맹렬히 불타는 고통을 따듯한 햇볕으로 씻어 주고 이에 크고도 넓은 무상(더 이상 높음이 없는)의 대승법에 일념을 기울이게 하여 중생이 본래 가지고 있는 착한 성품의 뿌리인 부처의 본성(불계)을 윤택하게 가꾸어서 생명의 착한 씨앗을 부처님의 공덕의 밭에 뿌려 모든 사람에게 깨달음을 싹트게 하는 이로운 보살들이었다.
그 보살들의 맑은 지혜는 밝은 해와 같고 달과 같고 방편은 때에 맞춰 분별해서 훌륭히 사용하므로 대승의 우주 부처님 불사가 차츰 큰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힘을 북돋워서 중생으로 하여금 무상정등각(부처의 깨달음의 경지)인 아뇩다라삼막삼보리를 속히 이루어서 항상 즐겁게 생활하며 미묘한 진실과 무량의 큰 자비로 괴로운 중생을 언제나 구원하였다.
이들 보살들은 중생의 입장에서는 참으로 좋은 선지식이며 모든 중생에게 좋은 복을 일구는 밭이 되고, 모든 중생이 청하지도 원하지도 않았는데 스스로 찾아와서 불법의 친절한 스승이 되어 주며, 중생을 편안하게 하고 즐겁게 하며, 중생을 구원하는 곳이고, 보호하는 곳이고, 의지하는 곳이 되었다.
이 보살들은 여러 곳에서 중생을 위하여 크고 어진 도사가 되며 바른길로 인도하는 큰 스승이 되어 눈먼 중생을 위해서는 눈이 되고 귀머거리, 코머거리, 벙어리에게는 귀가 되고 코가 되고 혀가 되어 준다고 하였다.
또 눈, 귀, 코, 혀, 몸, 마음(의意)인 육근이 악에 물들어 허물어지면 중생으로 하여금 다시 모두 갖추게 하며 중생의 생명이 미쳐서 날뛰더라도 올바른 생각을 가지게 하니 이런 보살들은 큰 배의 사공과 같다고 석존은 말하였다.
고뇌에 찬 중생을 배에 가득 싣고 삶과 죽음의 바다인 차안과 피안을 건너 열반의 언덕에 안전하게 이르게 해 준다고도 하였다.
또 그들은 의왕과 큰 의왕으로서 중생이 가지고 있는 병의 모습을 정밀하게 분별하고 약의 성분을 잘 알아서 병에 따라 약을 만들어 주어 중생으로 하여금 즐겁고 기쁘게 약을 먹도록 하였다.
성인이신 석존은 무량의경에서 법화경의 서론을 먼저 밝혀 중생으로 하여금 의심 없이 법화경에 들어가는 것을 무량의경을 통하여 유도하고 있다. 참으로 석존의 중생에 대한 깊은 마음을 나타내는 구구절절한 설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