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문을 여는 0.5초의 비밀을 읽고서
저자 : 덕명 채장식
변화무상한 것이 생명
생명이라는 정신세계를 가장 잘 설명한 것이 불교 불법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사상과 철학, 종교를 뒤져보아도 생명철학에 대한 관심은 찾을 수가 없어서 나름대로 배운 불법의 생명철학을 근거로 말하고자 한다.
불법은 철학인 동시에 신앙으로서 자리를 잡았다. 대우주의 섭리를 잘 설명한 것이 불법이며 불경이라는 것이다. 아직까지 인간의 마음을 조리 있게 설명한 종교나 철학을 만나지 못했다.
물론 다른 종교의 철학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지만 생명을 풀어서 밝힌 부분만큼은 불법을 따라갈 수가 없기 때문에 인간의 생명을 논할 때 불법을 인용한다.
8만 경의 문자 속에 나타나는 하나의 뜻은 불(佛)이라는 생명체이다. 인간의 생명 속에 잠재되어 있는 지옥계라는 정신세계에서부터 불계라는 자비의 생명체까지를 불법에서는 생명을 이루는 근본이라고 했다.
잠재의식의 세계를 8가지의 정신 상태로 나누고 최고의 세계를 구식(九識)이라고 해서 물질과 정신에 흔들리지 않는 고요한 바다와 같은 의식(意識)이라고 했다. 이것을 구식심왕(九識心王)이라고 표현을 한다.
생명이라는 것은 선에게는 선으로 악에게는 악으로 나타난다. 환경에 의해서 변화무상하게 나타나는 이러한 근원은 어디에서 나오는가를 곰곰이 생각해 보면 불법이 명확한 답을 해 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떤 종교의 교리도 인간의 생명에 대한 답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불법은 여러 경을 통하여 인간이 가지고 있는 생명현상의 발로를 정확하게 예측하고 과학적으로도 설명이 가능한 철학이라는 것이다.
다만 인간이 알지를 못할 뿐이다.
예비군 훈련장에 가면 대그룹의 회장도 사원도 똑같은 행동을 한다. 보통 때는 위엄과 자존심 때문에 거친 말과 행동에 제약을 받지만 예비군복만 입으면 말이나 행동은 평상시 보다 거칠게 된다는 것은 환경의 지배를 받기 때문이다.
밥맛이 없다는 사람도 강제로 하루 이상만 굶기게 되면 보리밥에 된장과 고추로 밥 한 그릇을 비우게 되는 거와 마찬가지로 인간은 처해진 환경에 따라 처신을 하게 된다. 충신도 간신도 환경에 따라 나타나는 것이 인간의 생명인 것이다.
우리가 보기에는 환경에 의해서 나타나는 인간의 습성은 과거가 아닌 현재로 착각을 하지만 사실 현재의 습성은 현재 환경에 의해서 나타는 것이 아니라 억겁에 걸친 과거로부터 현재로 이어져 와서 인(因)에 의햇 연(緣)을 만나므로 비로소 빛을 발하는 것이다.
생각나는 대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정해진 코스대로 나타나는 것이 생명체인 것이다. 다시 말해서 인이 없으면 연으로 나타나지 않는 것이 습성인 것이다.
살아가는 환경에 의해서 인간의 마음이 움직이고 행보과 불행을 느끼는 것도 환경에 따라 움직이고 변하게 되는데 여기에서 중심이 되는 것이 인간의 마음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마음을 다스리는 책을 펴내고 사상과 철학자들이 나타나서 '이것이다'하고 가르치지만 영속성이 없는 순간에만 적용되는 단점이 있어서 지속되지 못하고 있다.
지금도 명상이나 음악치료, 단전 등으로 인간의 마음을 다스린다고는 하지만 그 효과는 돌아서면 사라지는 정도에 불과하다고 사람들은 말하고 있다.
심령학이나 최면치료로도 인간의 마음을 잡아 보지만 마음을 안정시키고 그 안정된 마음이 오래 지속되게 하지 못하는 것이 인간이 가지고 있는 무형의 마음이라는 것이다.
이렇게 바라보면 정신 나간 사람이라고 말할지 몰라도 마음은 자신의 내면에 존재하는 것은 틀림없으므로 의식을 잠재의식으로 만들어 생각나지 못하게 만들어 버리면 좋을 것이란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런데 무의식의 세계라는 마음이 또 존재하므로 이것 또한 쉬운 것이 아닐 것이다.
성현들의 마음을 비우는 방법도 천차만별이었으니 어느 것을 따라가야 바람처럼 흔들리지 않게 살 것인가가 인간에게는 가장 큰 숙제이다.
에라, 모르겠다. 이 골치 아픈 말 들어봤자 이해도 안 되는데 되는대로 살자고 해도 편안한 마음이 아니니 인간이란 원래 고민을 가지고 사는 것이 동물과 다른 것이라고 받아들이자. 달리 방법이 없다.
그런데 성인은 작년에 먹은 수박 맛을 생각하며 순간을 넘기고 추억의 자락에 있었던 아름다운 사랑을 생각하며 순간을 넘겼다고 하는데 황진이는 화담 서경덕을 잊지 못하여 나병으로 일생을 마감했다. 애틋한 인간의 마음을 알 수가 없다.
누가 환경에 따라 변하는 마음을 잘 컨트롤하느냐가 그릇을 비차게 하는 사람이다. 빛나는 맛은 만든 사람만이 알 것이다. 움직이는 존재가치를 어디에 기준을 두느냐에 따라 환경을 응용하는 지혜로운 사람이 되는데 이것이 문제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