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문을 여는 0.5초의 비밀을 읽고서
저자 : 덕명 채장식
정자. 물. 경치 좋은 곳은 없다
초혼보다 더 어렵다는 것이 재혼이다.
한 번의 실패가 마음을 긴장하게 하는 것은 맞지만 사람을 볼 수 있는 안목이 그만큼 나아졌다면 그나마 다행이다.
그러나 사람의 됨됨이를 보는 것이 아니라 전보다 반대의 사람을 찾아야 하고 경제적으로 좋은 짝을 만나야 하니 물 좋고 정자 좋은 자리가 어디 쉬운 것인가?
재혼을 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분에 넘치는 욕심에 있다.
자신이 왜 이혼을 했는지 모르기 때문에 더 힘들 것이다.
폭력으로 가정을 망가지게 한 이혼이라면 조건은 그래도 간단하다.
한 가지가 마음에 들면 다른 것이 마음에 안 들고 이것이 좋으면 저것이 나쁘고 하여 이 사람 저 사람을 만나지만 운명으로 나타난 업을 바꾼다는 것이 마음먹은 대로는 되지 않는다.
이혼이라는 운명보다 더 무서운 것은 환경이다.
이혼의 당사자보다 주위의 사람들이 안달을 하고 마치 자신의 일인 양 재잘거리며 떠든다.
귀가 얇은 사람은 자신의 판단보다는 옆 사람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게 단점이다.
줏대가 있는 사람이라면 부부간에 앉아서 선을 이렇고 후는 이러하니 하면서 대판 싸움을 하든지 아니면 행동으로 보여줄 용기라도 있지만, 이혼자의 대부분은 자신의 마음을 잃어버린 방랑자이므로 이런 생각 자체가 떠오르지 않는다.
무엇이든지 자신에게만 유리하게 생각하고 판단하는 모순에 빠져 상대를 진실된 안목으로 바라보지 않는다는 것은 닫힌 생명이라고 보아야 한다.
운명이라는 굴레 속에 사고방식도 포함이 되므로 어쩔 수 없는 상황이지만 그래도 주위에 현명하고 지혜로운 사람만 있으면 불행의 늪으로 빠져들지는 않는다.
이혼자 중에는 후회하는 사람들도 꽤나 있다.
정확한 통계가 없는 것이 아쉽지만 이혼자 중 재혼을 한 것이 후회된다는 부류도 30% 정도는 된다니 재혼이 이혼의 대안도 아니라는 사실에 한 번쯤 귀를 기울이는 것도 나쁜 일은 아니라고 본다.
다만 남의 말에 너무 기울이지 말라고 충고하고 싶다.
왜냐하면 다른 사람과 나의 경험이 같을 수는 없으며 환경의 차이와 생각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남의 실패나 성공의 곧 나의 성공과 실패라고 생각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어떤 설문에 이런 질문이 있었다.
'이혼을 해야 하는 이유를 적어보시오' 평소에는 이런 이유 저런 이유로 서로를 욕했지만 막상 적어 보나는 말에는 줄줄 적기가 어려운 것이 생각과 현실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적은 것이 몇 가지가 되었다.
첫 번째가 경제력이었다.
남편의 수입이 적어서 생활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그러면 남편이 돈을 벌어 다른데 사용했느냐는 질문에는 아니다고 답을 하였다.
그럼 왜 이혼을 결심했느냐는 물음에 무능하다는 것이다.
참으로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답답한 사람이다.
사람은 똑같은 운명이 아니다.
타고난 운명을 어찌하겠는가?
도둑질을 하여서라도 가족을 행복하게 해야 하는 것인가?
물론 경제적 문제가 살아가는데 우선이 될 수는 있다.
그러나 남편의 능력밖의 문제, 즉 팔자로 태어난 운명을 탓하며 이혼을 생각한다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것이다.
보나 마나 부인의 능력도 남편과 같은 처지라는 것은 의심할 필요도 없다.
같은 운명으로 만나서 공동 책임으로 가족 부양을 위하여 같이 노력은 못할망정 남편의 탓으로 돌리는 부인은 만약 재혼을 한다고 해도 같은 환경밖에 되지 않는다는 단호한 생각이 들 뿐이다.
두 번째가 외박과 외도였다.
부부가 같은 불륜을 저질렀으니 서로 간의 문제다.
세 번째는 성격의 문제였다.
네 번째는 술, 도박 등으로 인한 가정폭력이 문제였다.
다섯 번째는 시가, 처가 쪽의 문제였고 여섯 번째는 희망이 없다는 답변이었다.
이러한 이유로 이혼을 한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사고방식이나 성격상으로 너무나 큰 차이가 있다.
모든 것을 다시 극복하고 새로운 인생의 길을 찾기란 낙타가 바늘구명을 지나가는 거보다 어찌 보면 더 어려울지도 모른다.
한 가지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은 과거 인연이 스쳐 지나가는 인연인가 아니면 약간의 시간이 흐른 인연이었느냐에 따라 재혼의 성공여부가 나타날 수가 있다는 것이다.
우주의 별만큼 무수한 인연 중에 그래도 조금이라도 나은 인연을 만나면 현재의 고통을 잠시라도 잊을 수는 있기 때문에 피차 서로의 아픔을 감싸 안아주고 이해해 준다면 재혼으로 삶의 행복을 찾을 수가 있을 것이라고 본다.
재혼하는 순간부터 자신을 버리는 것이 더 많은 행복을 얻을 수 있는 지름길이다.
인생의 수십 년이 역사 속에서 다시 과거의 인연을 찾는 것이 재혼이라는 생명의 흐름이다.
재혼에서 또 재 이혼이라면 문제가 있어도 많이 있는 것이다.
이혼의 진정한 이유를 모른다면 재혼 또한 실패를 하게 되었다.